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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시호일 / 오모리 타츠시[book in book] with_a 2020. 3. 19. 23:11
제목 I 일일시호일,
Every Day a Good Day , 2018
장르 I 드라마
감독 I 오모리 타츠시 Tatsushi Omori
주연 I 키키 키린 / 쿠로키 하루 / 타베 미카코
ㅡ
日日是好日, 일일시호일
"노리코, 이거 무슨 뜻이야?"
⠀
"호일은 좋은 날이란 뜻이잖아?"
⠀
"그런데?"
⠀
"그러니까,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란 거지."
⠀
"그건 나도 알지."
⠀
ㅡ⠀
⠀
'일일시호일' 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
'노리코'와 나는 너무도 닮았다.
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늘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는 그런 삶이.
⠀
늘 분주하며,
방향을 좀처럼 잡지 못한다.
'진지하고 까다로운 노력형'
아마 그게 잘 맞는 표현일 것이다.
⠀
영화에서 주인공인 노리코에게
비교대상이 되는 인물이 등장한다.
사촌 미키코다.
그녀는 똑 부러지고 솔직하고
늘 당당하다.
앞으로 나아간다.
⠀
이상하게 노리코는
늘 당차고 씩씩한
미키코가 부러우면서도
따라하고싶진 않다.
허나 둘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친구다.
⠀
이 영화는 '다도' 를 배우는 영화다.
차를 우려내는 것처럼
잔잔하고 조용히 흐른다.
⠀
다과를 먹고, 차를 마시는 것에는
일종에 형식이 있었다.
굉장히 세세하고 복잡했다.
차 한 잔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
영화 한 편이 모두
다도에 관한 이야기니
뭐 말 다했다.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해나?'하고.
다과와 차 한잔을 마시는데
들어가는 2시간 남짓 걸리는
이 엄청난 일이 꼭 필요한 것인가 싶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일종의 선이 보인다.⠀
아주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선이 스며 들어있다.
기품이 있고 때론 날렵하며 때론
부드러운 어떤 몸의 표현들이 있다.
⠀
잔에 물을 따르며 물소리를 듣고
분위기와 호흡을 즐긴다.
⠀
때때로 모든 것은 시간이 증명한다.
짧은 시간이 아닌 오랜 시간이
만들어 내 놓은 결과물들.
⠀
버릇이 바뀌어 운명이 바뀐다고 하니
이 시간이 만든 결과물들이 참 좋다.
⠀
이 많은 시간이 흘러
⠀
日日是好日, '일일시호일' 이
슬며시 말을 건넨다.
⠀
비 오는 날엔 빗소리를 듣는다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눈오는 날에는 눈을 보고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거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
매일이 좋은 날이란
그런 뜻이던가!
라고.
⠀
ㅡ⠀
PS
오늘도 좋은날이 배달되었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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