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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이태원클라쓰 [김토니편][book in book] with_a 2020. 5. 19. 22:39
내가 그린 이태원클라쓰
⠀⠀
[김토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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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
"아저씨, 밥 있는 것보다⠀
아빠 있는게 좋아요."⠀
⠀
과연 밥이 있는 것보다
아빠가 있는게 나을까?
아빠가 있어도
배를 굶주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아빠가 없어도
배 부른게 나을까?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 있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래도
'아빠가 있는게 더 나았을까?' 라고
생각을 하지만
아마 내게는 둘 다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더 쉬운 답안지다.
우리에게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부재할 때⠀
처음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불편함도
어느새 점점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다가⠀
서서히 그리움으로 바뀌어 간다.⠀
⠀
토니의 대사 속에서,⠀
박새로이에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아버지가 ⠀
문뜩 떠올랐다.
아버지와 보냈던 10살까지의 추억,
그것을 기억해내는 것은
내겐 꽤나 어려운 일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많이도 힘겨웠고,
때로는 외로웠고,
때로는 벅찼으며,
때로는 그리웠던.
보고 싶기도,
혹은 보고 싶지 않기도 한
이상한 나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떠난지⠀
꽤 오랜시간이 흘러서⠀
그에게 처음으로 글을 써본다.⠀
⠀
ㅡ⠀
⠀
⠀
아버지, 당신의 존재가 ⠀
어린 제게는 ⠀
아주 희미했고 작았지만⠀
조금은 커버린 저만큼⠀
점점 커져만 갑니다.⠀
⠀
⠀
아버지,⠀
잘 지내시죠?⠀
전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제 기억 속엔 당신이 ⠀
여전히 희미하네요.⠀
⠀
아버지가 떠난지도 ⠀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그 작디 작던 아이가 ⠀
이제는 커서⠀
한 가게를 꾸려가는⠀
사장님이 되었네요.⠀
⠀
제법 시간이 많이 흘렀죠?⠀
⠀
어리고 어렸던 아이가⠀
책 속에서 성숙을 배우고,⠀
재봉틀에서 정성을 배우고,⠀
옷에서 선을 배우고,⠀
글에서 생각을 배우고,⠀
친구에게서 성장을 배워⠀
어엿한 성인이 될 만큼 ⠀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
아마 당신의 빈자리를⠀
느껴본 적이 없다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꽤 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제야 말하지만 고생을⠀
조금은 많이 한 것 같네요.⠀
그래도 늘 배우고 성장하며⠀
행복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당신의 빈자리는 늘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나의 형이 더 많이
채워준 것 같습니다.
이제는 형이 아이를 가졌어요.
저희가 태어났을 때
엄청 기뻐하셨다던 아버지가
손주를 보셨다면 더 기쁘셨겠죠?
아버지의 부재 때문인지
저는 아버지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버지가 되는 날엔
아이와 더 함께 하겠습니다.
제가 아버지가 되는 날엔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겠습니다.
아버지가 제게 미쳐 주고 가지
못한 그 사랑과 시간만큼
더하고 또 더해서
아이에게 남겨주겠습니다.
⠀
아마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제가 아빠가 되는 날이 온다면⠀
당신이 더 생각이 날까요?⠀
⠀
아버지의 빈자리 속에서⠀
저는 저 자신을 더 잘 돌보는 방법을⠀
배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자랑스러운 아들로 당신을 만날 때까지⠀
잘 헤쳐나가 볼께요.⠀
⠀
⠀
아버지 잘 지내시죠?⠀
전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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