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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현이 명대사 / 이태원클라쓰
    [book in book] with_a 2020. 5. 18. 22:35



    내가 그린 이태원클라쓰


    [마현이편]⠀⠀

    ;마현이의 명대사를 통한 삶의 탐구

    ⠀⠀

    ㅡ⠀⠀

    ⠀⠀

    뜨겁게 지져봐라⠀⠀

    나는 움직이지 않는 돌덩이⠀⠀

    ⠀⠀

    거세게 때려봐라⠀⠀

    나는 단단한 돌덩이⠀⠀

    ⠀⠀

    깊은 어둠에 가둬봐라⠀⠀

    나는 홀로 빛나는 돌덩이⠀⠀

    ⠀⠀

    부서지고 재가 되고⠀⠀

    썩어버리는 섭리마저 거부하리⠀⠀

    ⠀⠀

    살아남는 나⠀⠀

    나는 다이아.⠀⠀

    ⠀⠀

    ㅡ⠀⠀

    ⠀⠀

    ⠀⠀

      대학교 때 영문학 수업중에서 몬스터를 정의하고 사유해보는 수업이 있었다. 몬스터라 함은

    '기괴함'을 가진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기괴함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그것은 일반적인 범주에서 어긋날 떄 생겨나는

    속성이다. 예를 들어 모두가 2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데 1개 밖에 없는 모습일 때 그러하다. 시

    클롭스를 생각해본다면, 혹은 만화 드래곤볼에서 나오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천진반을 생각할

    때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머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머리가 셋 달린 개, 케르베

    로스를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해리포터의 첫편, 마법사의 돌에 나오는 머리 셋 달

    린 개는 가장 중요한 마법사의 돌을 지키는 수문장으로 등장한다. 머리가 셋이나 달린 기괴함

    으로 무서움을 자아내기 때문에 감히 그 개를 지나칠 수 없다. 


      이처럼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 바로 몬스터의 성질이다. 이태원클라쓰에서 트렌스젠더로 

    등장하는 케릭터 마현이도 이와 같다. 일반적이라는 범주에 어긋난 그녀는 몬스터라는 타이틀

    을 갖게 된다.

    ⠀⠀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것은 모두 타인의 시점에서 일 뿐이다. 당사자의 시

    점에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것이다. 남성의 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자기 자신을 자신을 남성으

    로써 인식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저 자신에게 걸맞다고 생각하는 여성으로써 보여지고 싶었을

    뿐이고 모든 여성이 그러하듯 아름답고 싶었을 뿐이다.⠀⠀


      연예인 홍석천씨가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하고 3년간 방송이 중단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패러다임인 남성은 여성을 사랑하고, 여성은 남성을 사

    랑한다는 이성애자의 범주에서 벗어났을 뿐인데 그들은 몬스터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역시 모

    두 타인의 시점에서이다. 홍석천씨가 게이이고 싶어서 게이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남성이지만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일 뿐이다.


      호주를 여행할 때 한 에피소드가 있다. 호주에서 공원을 간 적이 있었는데 장애를 가진 어떤 한

    남자를 마주했다. 그 당시 나에게 호주를 구경시켜주던 사촌형의 형수님이 나를 나무랐다. 나무란

    이유는 즉슨 내가 그 사람을 보고 흠칫 놀랐다는 이유였다. 나는 내가 흠칫 놀랐다는 것을 인지하

    지 못했다. 아마 무의식적인 반응이었으리라.


      나를 나무라고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기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거든 그냥 아

    무렇지 않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처럼 놀라는 일은 그 사람들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일이므로

    무례한 행동이라고 했다.


      우리는 일반적이지 않은 것과 마주할 때 낯선 감정을 느낀다. 이는 우리가 변화하는 어떤 것을

    마주할 때 생기는 특성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타인에게서 느낀 낯선 감정이

    무례한 것인가 아닌가를.


      이태원클라쓰를 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장면이 있다. 눈물이 별로 없는 내게 큰 감동을 준 부

    분이었기에 그러했을 것이다. 그 장면은 마현이라는 케릭터가 최고포차라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자

    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이 폭로되는 부분이 나올 때였다.⠀


      내가 그녀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아마도 그녀는 너무나도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숨어버리고 싶었을 것이고, 모든 것이 다 싫증났을 것이다.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

    른다.⠀⠀

    ⠀⠀

    '나는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피해주면서 산 것도 아닌데, 나의 존재가 죄가 되는 것인가?'⠀⠀⠀⠀


      그녀는 도망쳤다. 자신을 몬스터로 여기는 타인의 시선을 견딜 수가 없던 것이다. 도망쳐서 한참을

    울고 있던 그녀에게 이태원클라쓰의 주인공인 박새로이가 이런 말을 해준다.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 시킬 필요는 없어."

    ⠀⠀

      그 순간 그녀는 깨닫는다. 타인의 시선은 그녀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그

    녀가 할 수 있는, 즉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은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가 없는가 였다. 도망쳤던

    그녀가 누구보다 당당하게 다시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요리대 앞에 섰다. 그리고 자신이 바꿀 수 없

    는 시선들에 대해⠀

    "단밤포차 요리사 마현이, 저는 트렌스젠더 입니다." 


    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영역에 대해⠀


    "그리고 우승하겠습니다."


    로 힘을 주어 얘기했다.⠀

    그녀는 애초에 자신의 요리를 인정 받으러 간 것이지 그녀가 트렌스젠더임을 인정을 받으러 간 곳은

    어니었다. 그녀가 그녀인 것을 인정받을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경연대회에서 그녀의 요리로 우승을 거머쥐면서 최고의 요리사로 인정받았고 판도

    가 뒤바꿨다. 그녀는 타인들이 붙여준 몬스터라는 타이틀의 핸디캡을 안고서도 우승을 해냈다.⠀

    ⠀⠀

      그녀는 단단한 돌덩이에서 더 나아가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가 되는 순간이었다.⠀⠀

    ⠀⠀

    ㅡ⠀⠀


    PS. 마현이라는 케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주영씨의 연기가 날로 기대된다. 그녀만이 할 수있는 그 연기

    를 또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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